한국은행이 8월 13일 「2026년 7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냈다.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주식과 채권을 합쳐 216억 5천만 달러 순유출됐다는 내용이다. 주식자금만 207억 달러, 7개월 연속 순유출이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415원이었다. 전날 서울장 종가 1,415.70원은 10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돈이 역대급으로 빠져나가는데 원화는 강해진다. 이 조합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실제 숫자로 확인해 봤다.
1. 먼저, 두 숫자는 같은 것을 세지 않는다
보도자료의 216억 5천만 달러를 국제수지표에서 찾으면 나오지 않는다. 한국은행 ECOS의 국제수지(BOP) 금융계정 증권투자(부채)—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를 직접 받아 보면 이렇다.
| 월 | 주식(부채) | 부채성증권(부채) | 합계 |
|---|---|---|---|
| 2025-12 | +4.1억$ | +52.6억$ | +56.8억$ |
| 2026-01 | +2.2 | +44.7 | +46.9 |
| 2026-02 | −132.7 | +13.3 | −119.4 |
| 2026-03 | −293.3 | −47.2 | −340.4 |
| 2026-04 | −12.4 | +47.5 | +35.1 |
| 2026-05 | −310.5 | +64.0 | −246.5 |
| 2026-06 | −316.1 | +52.9 | −263.2 |
보도자료가 6월 순유출로 제시한 307억 2천만 달러와, 국제수지표의 6월 −263억 2천만 달러 사이에는 약 44억 달러의 간극이 있다.
어느 쪽이 틀린 게 아니다. 편제 기준이 다르다.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시장 동향 점검용으로 결제 흐름에 가깝게 잡고, 국제수지표는 발생주의로 거래를 기록하며 평가손익과 기타조정을 분리한다. 목적이 다르니 정의가 다르고, 정의가 다르니 숫자가 다르다.
실무에서 이게 문제가 되는 지점은 분명하다. 보도자료 헤드라인 숫자를 시계열로 이어 붙이면 안 된다. 월별 추이를 보려면 한 통계 안에서 끝까지 가야 한다. 아래는 전부 국제수지표 기준이다.
2. ‘역대 최대’는 사실이다
2015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138개월의 주식(부채) 월별 자료를 전수로 놓고 순유출이 큰 순서로 세웠다.
| 순위 | 월 | 주식 순유출 |
|---|---|---|
| 1 | 2026-06 | −316.1억$ |
| 2 | 2026-05 | −310.5 |
| 3 | 2026-03 | −293.3 |
| 4 | 2026-02 | −132.7 |
| 5 | 2020-03 | −106.3 |
| 6 | 2025-11 | −92.0 |
상위 네 달이 모두 2026년이다. 코로나로 시장이 멈췄던 2020년 3월이 5위로 밀렸고, 1위와의 차이가 3배다. 규모만 놓고 보면 과장이 아니라 오히려 절제된 표현이다.
주목할 것은 채권은 대체로 순유입이었다는 점이다. 부채성증권은 3월(−47.2억 달러)을 빼면 2026년 내내 플러스다. 빠져나간 것은 주식이다. 보도자료가 말한 ‘채권자금마저 순유출 전환’은 국제수지표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7월의 이야기다.
3. 그런데 환율 변동의 11%만 설명한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다. 외국인 자금이 이렇게 움직였다면 환율은 얼마나 따라갔는가.
2024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월별 외국인 증권투자(부채) 순유입액과 월평균 원/달러 환율의 전월 대비 변화를 짝지어 상관계수를 구했다. 관측치 29개월.
r = −0.334
부호는 상식과 맞는다. 외국인이 사면(유입, +) 환율이 내리고(원화 강세, −), 팔면 오른다. 방향은 맞다.
문제는 크기다. 결정계수 R²는 0.112다.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은 월별 환율 변동의 약 11%를 설명한다. 나머지 89%는 다른 데서 온다.
이 숫자를 처음 보면 낮아 보인다. 하지만 뉴스가 매달 외국인 수급을 환율의 주된 이유로 인용하는 관행을 생각하면, 11%는 그 인용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4. 더 완전해 보이는 지표가 더 못 설명한다
외국인만 보는 건 반쪽이다. 내국인이 해외 주식·채권을 사는 것도 달러 수요다. 그래서 증권투자(자산)—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를 빼서 순증권투자로 다시 계산했다. 개념적으로는 이쪽이 더 완전하다.
결과는 r = −0.209, R² = 0.043. 설명력이 11.2%에서 4.3%로 떨어졌다.
더 포괄적인 지표가 더 나쁜 설명력을 낸다. 이유는 자산 측 숫자를 보면 드러난다.
| 월 | 자산(내국인 해외투자) | 부채(외국인 국내투자) |
|---|---|---|
| 2026-01 | +134.6억$ | +46.9억$ |
| 2026-02 | +86.4 | −119.4 |
| 2026-03 | +40.0 | −340.4 |
| 2026-04 | +82.2 | +35.1 |
| 2026-05 | +62.4 | −246.5 |
| 2026-06 | +35.6 | −263.2 |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1월 134.6억 달러에서 6월 35.6억 달러로 4분의 1토막이 났다. 외국인이 나가는 동안 내국인도 나가기를 멈춘 것이다. 두 흐름을 합산하면 서로 상쇄되면서, 정작 환율을 움직인 성분이 지워진다.
같은 1달러라도 환율에 주는 압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는 결제일에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를 집중적으로 만든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월중에 분산되고, 이미 보유한 외화로 나가거나 환헤지가 걸린 비중이 섞여 있다. 합산은 회계적으로 옳지만 시장 임팩트 기준으로는 옳지 않다.
5. 그래서 8월의 원화 강세는
환율 자체의 궤적을 보면 이렇다. 2026년 고점은 7월 2일 1,554.4원이었고, 8월 12일 1,415.0원까지 139.4원, 8.97% 내렸다. 6주 만이다. 월평균으로 보면 7월 −29.9원, 8월 −75.1원으로 낙폭이 커졌다.
1,415원보다 낮았던 마지막 날은 2025년 10월 10일(1,401.9원)이다. 307일, 약 10.1개월 만의 최저라는 보도는 정확하다.
여기서 앞의 두 결과를 겹쳐 놓으면 그림이 달라진다. 7월 유출 규모는 6월보다 90억 7천만 달러 줄었다. 환율에 압력을 주는 것은 유출의 절대 규모가 아니라 그 변화일 수 있다. 여기에 내국인 해외투자 급감이 겹치면서 달러 수요의 양쪽이 동시에 약해졌다.
다만 이건 관측이지 검증이 아니다. 국제수지표는 아직 6월까지고, 7·8월 확정치는 나오지 않았다. 3개월 남짓의 방향성으로 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R² 0.112라는 숫자가 말하는 것도 결국 그것이다—이 변수 하나로 환율을 설명하려 들지 말라는 것.
6. 리스크 데스크의 실무 함의
세 가지가 남는다.
- 통계를 섞지 말 것. 보도자료 수치와 국제수지 확정치는 44억 달러가 어긋난다. 내부 리포트에서 시계열을 만들 때 출처를 한 통계로 고정하고, 개정(revision) 이력을 함께 남긴다.
- 외국인 수급을 환율 예측 변수로 단독 사용하지 말 것. R² 0.112다. 시나리오 분석에 넣더라도 다른 설명 변수(경상수지, 달러 인덱스, 내외금리차, 헤지 비율)와 함께 놓고 기여도를 분리해야 한다.
- 포괄성과 설명력은 별개다. 순증권투자가 개념적으로 더 완전한데도 R²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표를 합산할 때 시장 임팩트가 같은 단위인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한미 금리차는 여전히 88bp다(미 연방기금금리 3.63%, 한국은행 기준금리 2.75%). 금리차가 그대로인데 환율만 9% 가까이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가, 환헤지 비용 구조를 다시 점검할 이유가 된다. 그 계산의 뼈대는 한미 금리차 88bp와 환헤지 비용의 구조에서 다뤘다.
자료: 한국은행 ECOS 국제수지(301Y013) 및 일별 원/달러 환율(731Y001), 2026년 8월 13일 조회. 상관계수는 2024년 1월~2026년 6월 29개 관측치 기준. 환율 시계열은 2024년 1월 2일~2026년 8월 13일 639개 영업일. 이 글의 수치를 만든 코드는 github.com/faros0852/faros-insights에 공개돼 있습니다(analyses/foreign_flows_vs_fx.py). 같은 원자료로 직접 돌려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